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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은 카지랑가 국립공원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
하나의 대륙처럼 거대한 나라 인도의 동북부에 위치한 아삼(Assam) 주(州)는 그곳에서 재배되는 홍차를 제외하고는 인도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사실 이곳은 아름다운 브라마푸트라(Brahmaputra) 강이 힘차게 흐르는 가운데 그 주변으로 높고 낮은 언덕들과 녹음 짙은 골짜기들이 자리 잡고 있어 태곳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도 대륙의 한 구석에 조용히 숨어 있다. 아삼 주에서는 여전히 현대문명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들과 자연 속에서 옛 방식 그대로 살아가는 부족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 전혀 보지 못한 희귀한 꽃이나 식물들, 그리고 키플링의 유명한 소설 ‘정글북’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아삼 왕국은 13세기 현재의 미얀마에서 온 부족들인 아옴(Ahom) 족이 세웠다고 한다. 이곳의 대부분은 열대림이나 대나무가 무성한 깊은 정글로 뒤덮여 있고, 고도가 높은 지역에는 상록수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지역의 홍차는 고산 지대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아삼 주에서 생산되는 홍차가 전 세계 총생산량의 1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하니 엄청난 양인 것만은 분명하다. 아삼 주의 지리적 위치를 살펴보면 동쪽으로는 나가랜드(Nagaland)주, 남쪽으로는 미조람(Mizoram)과 마니푸르(Manipur)주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국경의 다른 한 쪽으로는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과 이슬람 국가 방글라데시와 접하고 있다. 아삼 주의 자랑은 무엇보다도 천연 그대로의 자연, 그리고 그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 동물들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은 현재에도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되어온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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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랑가 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코뿔소는 이곳에서만 목격할 수 있다. |
특히 높이 자라나는 부들(밧줄이나 바구니들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풀)로 둘러싸인 깊지 않은 연못들이 산재한 카지랑가 국립공원(Kaziranga National Park)에는 15종에 이르는 멸종 위기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뿔이 하나 달린 코뿔소 또한 이 국립공원 안에서는 쉽사리 만나볼 수 있다.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코뿔소는 1,250여 마리에 달하는데, 이 숫자는 스리랑카, 네팔 등 주변 국가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숫자다. 정면으로는 60cm에 달하는 뿔이 뾰족하게 솟아나 있고, 2톤이 넘는 몸무게를 지닌 장갑판을 댄 탱크와도 같은 근육맨(?)이 당신 바로 앞에 서있다고 가정해 보면 그 압도적인 순간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도 동북부의 저수지가 많은 지대에 코뿔소들이 많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 코뿔소 사냥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져왔고, 1980년대에 이르러 코뿔소는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그 당시 이 곳에서 살아남은 코뿔소는 단지 12마리 정도밖에 안됐다고 한다. 야생동물의 천국 카지랑가 국립공원하지만 다행히도 몇몇 동물 보호주의자들이 이곳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하나둘씩 효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코뿔소의 숫자는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들 중에 멸종 위기에 처한 다른 동물들을 살펴보면 겨우 1,100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인도코끼리, 표범, 갠지스돌고래, 들소, 인도산 곰, 삼바(세 갈래 뿔을 가진 큰 사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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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가냘픈 인도 사슴은 카지랑가국립공원 내 호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
멀리 시베리아에서부터 혹독한 겨울 추위를 피해 이곳으로 날아오는 철새들 또한 볼거리 중 하나다. 회색펠리컨, 검은목황새, 물수리, 큰 몸집을 지닌 코뿔새 등이 이곳에서 발견되는 희귀한 철새들이다. 인도산 비단뱀이나 세계 최대의 독사로 알려진 킹코브라 등 파충류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자 흔히 정글의 대왕으로 칭송되는 로얄뱅갈호랑이는 누가 뭐라 해도 다른 동물들을 위압하는 이곳 최고의 동물일 것이다. 코끼리 등에 올라 탐험하는 정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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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끼리에 올라타 호랑이를 찾아나서는 카지랑가 국립공원의 정글탐험. |
몇 해 전 아삼 주 정부의 비교적 관대한 문호 개방으로 카지랑가 국립공원 방문이 훨씬 더 쉬워졌다. 국립공원 주변 숙소에 여장을 푼 후 아침 일찍 코뿔소나 코끼리(농장에서 사육되는 코끼리가 아니라 야생 코끼리!)들을 보러 사파리 탐험을 나가보는 것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이 관광객들에게 문을 연 후 야생동물들을 만나보기 위해 이동하는 수단들도 전보다 더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자연 환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즉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야생동물 가까이 다가가는 예가 그것인데, 이런 경험을 해보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지프를 타고 사파리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정글 속을 거니는 경험과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코끼리를 타고 다니다가 성질이 급하고 괴팍한 들소나 코뿔소를 만나면 조심해야 한다. 가끔 다가와 심술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정말로 운이 좋다면 호랑이를 마주칠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20세기 초 세계에 서식하는 호랑이는 약 10만 마리에 이르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오늘날 지구상에는 약 500여 마리만이 남아있다. 아삼 주에 호랑이가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엄격한 보호정책이 존재했던 덕이다. 이 곳 호랑이와 표범들은 주변에 유달리 많은 갈대들과 그들의 털 색깔의 유사성 때문에 갈대 뒤에 숨어 있어도 우리는 보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경험이 풍부한 가이드들은 사파리 탐험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들이 남겨 놓은 발자국들을 읽으며 관광객들을 야생의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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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글의 왕 호랑이의 위엄이 느껴진다. |
거센 비가 계속 내리는 몬순 계절이 오면 코끼리와 다른 동물들은 카지랑가 국립공원 남쪽에 위치한 미키르(Mikir) 언덕으로 이주한다. 이러한 이주 과정 중에 동물들은 주민들이 재배해 놓은 농작물들을 망쳐 놓게 되며, 이에 분노한 농민들이 동물들에게 해를 가하는 일이 허다하다. 1998년 크나큰 홍수가 발생한 후 코뿔소 38마리, 사슴 1,050마리, 코끼리 3마리. 그리고 호랑이 2마리가 죽고 말았다.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라고 하지만, 단지 집안을 장식할 뿔을 얻기 위해 코뿔소를 죽이고, 비싸 보이는 장신구를 만들 상아를 구하기 위해 코끼리를 죽이며, 자신의 집 방바닥에 깔기 위해 호랑이를 죽여 가죽을 벗겨내는 것은 마땅히 비난받을 만하다. 상아 조각품이나 박제 표범, 그리고 곰 가죽들이 정말로 재력과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것일까? 카지랑가 국립공원과 같은 곳을 방문하고 나면 자연의 소중함과 인간으로서 자연에 대해 느껴야할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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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끼리는 매일 약 100리터 가량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
카지랑가 국립공원은 2005년 2월 개장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1904년 처음으로 코뿔소 보호정책을 폈던 영국 총독의 손자 레이븐스데일 (Ravensdale) 백작 또한 이 의미 깊은 자리에 참석했다. 특별한 행사를 위해 붉은 색과 푸른 색으로 화려하게 칠해진 코끼리 50마리에 올라탄 참가자들은 그들 평생 잊지 못할 화려한 장관들을 목격했다. 레이븐스데일 백작의 부인은 그 날 아침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정글 속을 거닐며 코뿔소 5마리를 만났으며, 야생동물 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마크 샌드(현재 영국 찰스 왕자의 정식 부인이 된 파멜라 파커 볼의 오빠) 또한 행사 참가자로 이름을 빛냈다. 전설 속에 등장하는 카지르(Kazir)라는 이름의 공주는 동물과 대화를 나누고 어떠한 야생동물도 길들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었다고 하는데,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그녀의 이름이 이 국립공원의 이름이 되었다. 카지랑가 국립공원 방문은 어릴 적에 읽은 정글북을 직접 체험해보는 흥미진진한 경험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에 존재해야 할 조화와 존중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국가 정보국가명 인도공화국(Republic of India)인구 13억 명(아삼 주 인구는 2,500만 명)면적 3,287,263Km2(한반도의 15배)언어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19개 언어와 800개 이상의 방언이 있다. 아리안 정착민들의 산스크리트어와 드라비다인들의 언어가 합쳐져서 새로운 언어가 생겨났으며, 인구의 45퍼센트가 사용하는 힌디어는 인도의 공식언어이다. 영국 통치 시대 이후 영어 또한 공식 의사소통언어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종교 힌두교(82.6%), 회교(11.4%), 기독교(2.4%), 시크교(2.0%), 불교(0.7%) 등.시차 한국보다 3시간30분 늦다.환율 1 루피(Rupee) = 약 21원(2006년 6월 현재).비자 인도는 단순 관광의 경우에도 비자가 필요하다. 관광 비자의 경우 12개월 복수 혹은 2개월 체류 2종류가 있다.
# 여행 정보가는 법 인도까지는 인도 국적 항공인 에어인디아가 인천에서 뉴델리나 캘커타 등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한항공이 뭄바이까지, 아시아나 항공이 뉴델리까지 운항하고 있다.아삼까지 가려면 뉴델리나 캘커타 등에서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여 아삼 주의 가장 큰 도시인 구와하티(Gwahati)까지 갈 수 있다. 물론 인도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수단인 철도를 이용하면 인도의 전역에서 구와하티로 향할 수 있다.구와하티에서 카지랑가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택시, 버스 등을 이용한다. 국립공원까지 239km로, 약 5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기차로 갈 경우 푸르카팅(Furkating)까지 기차로 온 후, 75km 거리의 국립공원까지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기후 아삼 주는 겨울에는 그다지 춥지 않고 여름도 덥지 않다. 아삼 주의 계절은 흔히 3월에서 6월까지의 여름과 7, 8월의 장마철인 몬순 시기, 그리고 11월에서 2월까지 겨울 이렇게 세 계절로 분류된다. 1년 평균기온이 비교적 온화하며 가장 더울 때의 기온이 29℃, 가장 추운 1월의 기온이 16℃ 정도에 이른다. 아삼 주는 강우량이 많기로 세계에서도 유명한데, 평균 강우량이 서부는 70인치, 동부 지역은 120인치에 이른다.
여행 적기 흔히 2월에서 5월이 아삼 지역을 여행하는 적기로 여겨진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의 경우 단지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만 개장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몬순 기간 동안은 브라마푸트라 강이 범람하는 일이 잦아서 사슴과 같은 동물들이 대거 이주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피하는 것이 적절하다.
공예품 아삼 지역에서는 사탕수수나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이나 실크 의류의 품질이 뛰어나 기념품으로 가져오기 좋다.